추워진 날씨 탓인지 몸이 축축 쳐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오후.
동동님에게 톡이 왔다. 오늘 저녁 외식하는게 어떻냐고...외식...물론 좋지만 이번 달 유독히 많았던 경조사로 인해 생활비가 빠듯하여 고민이 되었다. 그때 나의 고민을 알아차린 우리 동동님! 각자 용돈에서 만원씩 부담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충당하며 어떻겠냐는 솔깃한 제안을 해 왔다.
더 이상 고민 없이 “콜~!”
오늘의 메뉴는 “생갈비살과 마늘양념갈비살!”
생활비 걱정하던 사람이 너무 과하게 먹는 건 아닐까?? No~No~~!!
우리가 찾은 곳은 대구 동구에 위치한 [박현진의 행복미소] 미국쇠고기 취급 전문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생갈비살 2인분 + 마늘양념갈비살 2인분 + 공기밥 2개 + 라면사리 1개 = 34,600원
아주 착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믿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영수증 공개~!!
동동님이 회사사람들과 회식장소로 종종 찾는 곳인데 수입산이라 가격은 아주 착하고 맛도 좋아서 꼭 한번 같이 오자고 했던 곳이다. 우리집에서는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내가 퇴근하자마자 통통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고 막 집에 도착한 동동님과 함께 GoGo~!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6시가 조금 못되어서 그런지 조용하니 딱 좋았다.
가게는 입구에서 봤던 것 보다 훨씬 넓었다. 넓은 홀에 네모와 원형의 테이블이 있고 한쪽 벽면은 접이식 유리문으로 환기가 아주 잘 되게 되어 있었다. 우리는 통통이가 아직 감기 기운이 살짝 있는 관계로 바람이 덜 부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우리 테이블 쪽만 유리문을 닫아 주셨다. 테이블위에는 중앙에 화로가 들어가는 구멍이 있는데 별도의 가스버너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게 뭔가 했더니 고기와 함께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가스버너에서 끓여 먹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흔히 고깃집에서 볼수 있는 뚝배기가 아니라 스텐레스 냄비에 가스버너를 이용하니 신선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고기는 최소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생갈비살과 마늘양념갈비살이 모두 먹고 싶어 고민하고 있었더니 최소3개는 섞어서 3개도 가능하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4인분부터 시작하였다. 된장찌개는 많이 맵지 않아 우리 통통이도 먹을 수 있었다. 된장에 들어있는 두부와 함께 밥을 비벼 주었더니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야채샐러드의 소스도 마요네즈에 콘을 섞어 만들었는지 노란 색상에 맛도 달콤한 편이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흔한 소스는 아닌 것 같아 조금 더 신뢰가 간다. 새콤달콤한 피클이나 오이지, 치킨 무 등을 좋아하는 우리 통통이는 함께 나온 샐러드와 간장에 담근 오이지도 맛있게 먹어주었다~ㅎ 매번 통통이가 먹을 수 있는게 있을까? 고민하다 외식을 포기하곤 했었는데...아무거나 잘 먹는 우리 통통이를 보니 아니 기쁠 수가 없다.
또 하나 이 가게의 불판이 참 특이 하였다. 우리가 흔히 보던 불판과 다르게 철사 줄로 만들어진 불판이라고 해야될까?? 정사각형의 틀에 철사들을 촘촘하게 나열해 놓은 것처럼 생긴 불판인데 고기가 닿는 접촉면이 작아서 그런지 고기가 잘 떨어지고 불판 사이로 고기가 떨어질 염려가 없어서 참 좋았다. 빨간 숯불의 상태로 눈으로 확인하기 쉬웠고 그래서인지 석쇠위의 고기가 조금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 같다. 4인분을 먹는 동안 불판은 3번 정도 교체했다. 2인분은 마늘양념갈비살인걸 감안하면 불판교체 횟수가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먼저 생갈비살을 먹고 양념갈비살을 먹었다. 수입산이라 맛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가 없었는데 기대이상이였다. 미국산 블랙 앵거스 프라임급이라고 하는데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품종의 흑우라고 한다. 무항생제의 100% 식물성 사료를 이용하여 키워졌으며 미국 상위2%의 소고기로 해외에서 고깃소로 사육되는 품종 중 가장 우수한 육질과 맛을 가졌다고 한다. 미국산 소에 대한 꺼림찍함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맛보고 나니 생각이 확 달라졌다. 이 정도의 맛이면 가격도 착하고 종종 찾을 것 같다.^^ 마늘양념갈비살은 매운맛을 기대한다면 비추이다. 마늘향이 살짝 풍기며 맵지 않고 달짝한 맛이 났다. 우리 통통이도 조금씩 잘라서 주니 맛있게 먹었다. 조금 큰 덩어리는 정말 매운건지 아님 배가 불러서인지 맵다고 한다.^^;
고기를 거의 다 먹었을 때 쯤 밥과 라면사리를 주문했다. 라면사리는 가스버너에 올려져 있는 차돌박이 된장찌개에 넣어 먹는다고 한다. 된장찌개는 알아서 중간에 보충도 해 주셨다. 우리는 조금 짠 것 같다 물을 더 부어서 끓여 주었다.
고기, 밥에 라면사리를 넣은 된장까지... 전부 다 먹어 버렸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조절한 이후로 처음으로 과식을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소고기로 단백질 보충을 한 것이라고 위안을 삼기로 하였다. 우리가 식사를 다 마치고 돌아보니 식당 안에 빈 테이블이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동구 율하동에 먹거리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식당인가 보다. 예약손님도 받는다고 하는데 따로 온돌방이 있지는 않았고 공간이 분리시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온돌방과 아기 손님들을 위한 놀이방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나올 때 보니 고기를 밀폐용기에 포장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앞쪽의 정육점과 함께 운영하는 가게 인가 보다. 삼겹살 가격도 만만치 않아 가계비 부담이 되는 요즘 틈새시장을 잘 파고든 가게인 것 같다. 포장가격을 상세히 알아보지 못하고 나온게 조금 아쉬웠다. 다음번에는 퇴근 길 신랑에게 포장한번 부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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