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14 따뜻한 봄날
임신 12주가 넘어가면서 1차 기형아검사도 하고 입덧방지약을 더 처방받기 위해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요즘 일이 많아 매일 퇴근이 늦은 신랑이 함께 병원에 가고 싶다고 하여 오전 반일연가를 내고 병원에 다녀왔다. 2주 만에 우리 봉봉이는 몸길이가 7.8cm로 지난번 진료 시 4cm 조금 넘었었는데 거의 두 배로 자라 있었다. 엄마는 입덧으로 잘 먹지도 못했는데..잘 자라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통통이가 있다 보니 태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엄마에게 1순위가 되긴 힘들 것 같아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
병원 진료 후 점심을 먹고 각자 출근하기로 하였다. 그나마 요즘 내가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돌솥비빔밥! 오늘은 함께 돌솥비빔밥을 먹기로 하고 인근을 검색해 보았다. 검색 중 병원에서 멀지 않는 곳에 더덕집이 있었다. 내가 원한 돌솥비빔밥은 아니었지만 돌솥밥도 나오는...고기보다는 야채가 좋았고 더덕구이가 맛있을 것 같아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위치는 중산지 인근 월드컵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상당히 큰 식당이였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2시가 채 안된 시간이여서 그런지 주차된 차량은 많지 않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예약손님인지 확인하고 그냥 왔다고 하자 안쪽에 작은 “물”방으로 안내되었다. 넓은 홀을 작은 방 여러 개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돌솥밥이 먹고 싶어왔는데 분위기가 전통 한정식과 비슷하다. 상견례나 돌잔치도 많이들 하신다고 한다.
우리는 더덕구이 정식 2인분을 시켰다. 여기서 돌솥밥을 먹을려면 3천원을 추가해야된다고 하여 우리는 인당 15,000원을 주고 돌솥밥에 더덕구이 정식을 먹었다.
일반 한정식집에서 한 두 가지 메뉴가 수시로 나오는 걸 여기는 한꺼번에 한상가득 차려주는 듯 하다. 처음 생각보다 가격이 조금 센 편인 것 같아 아쉬웠는데 다양한 찬들을 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입덧으로 이것저것 많이 먹지 못했는데 조금씩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전부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비교적 전부 깔끔하고 맛이 좋았다.
그냥 보기에는 생 더덕을 된장소스에 버무린 것처럼 보이는 더덕지가 나왔다. 안쪽에는 짭쪼름한 양념이 베어있어 맛이 좋았다. 오늘은 메인 메뉴인 더덕구이는 2인분 치고는 너무 작게 나와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돌솥밥~! 위에 마와 대두가 올라가 있었는데 돌솥에서 한 밥은 역시나 맛있다~!^^
고소한밥을 퍼내고 물을 부어 놓았다 먹는 숭늉까지... 집에서도 누군가가 이렇게 밥을 해주면 참 맛있을 것 같다.^^ 밥 냄새가 그닥 좋지 않는 입덧에도 돌솥의 누룽지와 함께 먹는 밥은 고소하고 맛있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오랜만에 신랑과 함께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나왔다. 매일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는 걸 보다가 돌솥밥 한 그릇을 뚝딱 다 먹는 걸 보니 신랑도 신기한가 보다. 예상보다 비싼 밥이였지만 다음번에도 다시 찾기로 하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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