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면 친정아버지께서 따 오신 송이버섯을 맛보곤 했었다. 지난해에 받으신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로는 더 이상 예전처럼 산에 오르실 수 없어 이제는 사 먹지 않는 이상 맛보기 어려워졌다. 이미 디스크수술만 3번을 받으셨는데다가 지난해에는 지방병원에서는 힘들 것 같다는 마을 들어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다. 농사일도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렸지만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굳이 또 농사일도 하고 계신다. 장애3급 진단을 받으시고 살짝 충격을 받으 신 듯 보였으나 사람을 써서라도 농사일은 하실거라고...자꾸 말린다고 해서 듣지도 않으시니 힘든 일은 사람을 쓰는 걸로 하고 그나마 소는 키우지 않는 걸로 합의를 이루었다.
친정동네 뒷 산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만큼 산세가 험하고 길도 없어 다니지 않았음 하지만 아빠는 어릴 적 뛰어 놀던 곳이라 우리가 보는 것과 다르신가보다. 산속에서도 여기가 예전에 “누구 집터였고...누구네 밭이고...”하시는 걸 보니 더 이상 말리기도 무리인 듯 싶다. 사실 송이버섯이 올해는 귀하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도 컸었다. 그 만큼 산에 오르실 날이 적어 질 테니 말이다. 추석연휴 신랑이 아빠를 모시고 함께 산에 다녀왔다. 신랑은 산책삼아 아빠를 모시고 가려고 했고 아빠는 사위에게라도 송이 밭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셨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송이버섯은 구경도 못하고 돌아왔다.
그래도 명절 전 아빠 혼자 운동 삼아 가신 산행에서 송이버섯을 몇 개 따왔다고 하신다. 덕분에 추석당일 송이버섯을 넣어 끓인 국으로 송이버섯의 향은 맡아 볼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엄마가 얼려두었던 송이버섯을 남몰래 넣어주셨다. 우리 통통이 감기 기운 있거나 할 때 국물 우려서 먹이라시며...^^; 그렇게 귀한 송이버섯을 또 손주를 위해 내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나 또한 통통이 먹일 생각에 가져오니 또 죄송하기도 했다. 그래도 가져왔으니 맛있게 먹는걸로...^^
그래서 오늘은 코가 맹맹한 통통이를 위해 송이버섯을 넣어 쇠고기무국을 끓여 보았다.
먼저, 집에 있던 쇠고기100그램을 냄비에 멸치육수와 함께 넣고 쇠고기 육수가 우려나오게 보글보글 끓여 주었다. 보통 참기름에 먼저 볶다가 물이나 육수를 부어주는데 그렇게 하는 것 보다 이렇게 물과 함께 넣고 끓여주는 것이 쇠고기가 부드럽고 국물맛이 더욱 좋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무는 작게 잘라서 소금을 뿌려두고 파와 송이버섯을 잘라두었다. 송이버섯은 찢어서 넣어주면 좋지만 냉동이기도 하고 우리 통통이에게 한입에 들어가도록 더욱 작게 잘라주었다. 쇠고기를 넣은 육수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뿌려두었던 무에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 다음 끓고 있는 냄비에 넣어주고 물을 넉넉하게 부어 주었다.
무가 적당히 익을 만큼 끓고 나면 파와 송이버섯을 넣어주었다. 냉동송이버섯이 아니였다면 다 끓고 나서 먹기 직전에 넣고 불을 꺼두면 향이 더 진하게 나지만 냉동에 다가 우리 통통이가 먹을거니 조금 더 푹 익혀주었다. 모든 재료가 다 들어가고 난후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준 다음 보글보글 끓으면 불을 꺼주었다.
간장으로만 간 하고 매운 조미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우리 통통이도 아주 맛있게 잘 먹어주었다. 송이버섯이 들어가지 않으면 맑은 쇠고기무국이라 어른과 아이 모두 좋아하는 국이다. 송이버섯 보통 쇠고기와 구워먹거나 삼계탕에 넣어 보양식으로만 즐기는 줄 알지만 이렇게 쇠고기무국처럼 특유의 향이 적은 맑은 국 등에 넣어서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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