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나니 냉장고에 과일이 한 가득이다. 사과와 배는 기본이고 올해는 포도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시댁에서도 가져오고 친정에서도 가져오고 하니 명절이 지나고 나면 우리집 냉장고는 포화상태가 되었다. 처음에는 가득 담겨 있으니 마음이 푸근하고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 과일들을 어떻게 해야 될 지 고민이 되었다. 사과는 잼을 만들면 될 것 같고, 배는 깍두기를 담근다고 하니 요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포도는 또 눌리기도 쉬워서 보관도 쉽지 않아 제일 먼저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고민 하던 중 포도청을 만들기로 하였다. 키위부터 온갖 과일로 청이란 청은 다 만드는 것 같아 포도를 가지고 청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껍질을 벗기고 씨앗까지 빼고 만들면 다음에 먹을 때 포도가 알알이 씹히면 맛있겠지?” 혼자만의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포도를 씻었다. 씻고 보니 생각보다 양이 더 많은 것 같다. 먼저 포도를 알알이 따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준 다음 포도껍질을 벗겼다. 혼자 거실바닥에 앉아 포도를 까고 있는 모습을 본 신랑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포도 씨앗 빼는 방법을 검색해 주었다.
1. 포도를 반으로 잘라 씨앗을 빼고 껍질을 벗긴다.
2. 빨대를 이용하여 껍질째 중앙 부분을 관통시켜 씨앗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다.
두 가지 모두 해본 결과 요령이 없어서 일까? 쉽지가 않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손이 제일 빠르다!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껍질은 통통이와 신랑이 벗겨주었다. 우리 통통이는 쏙~누르면 나오니 놀이마냥 신이 나서 열심히 껍질을 까주었다. 그리고 나는 벗겨낸 포도알의 가운데 부분을 손으로 눌러 씨앗을 제거해 주었다. 명절연휴를 지나면서 포도의 신선함이 떨어져서 다른 방법들이 통하지 않는 것도 같다. 단단한 포도알이라면 위의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머루포도부터 일반포도까지 종류가 다른 포도들이 섞여 있다 보니 과일의 육질도 다르고 해서 조금 더 어렵지 않았나 쉽다.^^
껍질과 씨를 제거한 포도는 양푼이에 설탕을 넣고 주었다. 보통 청을 만들 때 설탕을 1:1비율로 넣어 주라고 하지만 포도는 그냥 먹어도 달콤하여 포도2 : 설탕1 의 비율로 넣어주었다. 설탕을 넣기 전부터 과즙이 많아 설탕을 넣으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졌다.
열탕소독하여 건조시켜둔 유리용기에 설탕에 버무린 포도를 담아 주었다. 포도의 기본과즙이 많아서인지 설탕이 금방 녹아 버렸다. 설탕이 잘 녹은 포도청은 냉장고에 넣어서 일주일정도 숙성 후 따뜻한 물이나 시원한 물에 타서 먹으면 된다. 어릴 적 먹던 포도봉봉(?!)과 같은 맛이 날지...기대해 본다. “아...다이어트 중인데 이렇게 달콤한 포도청을 맛봐도 되는걸까?”하는 죄책감이 들지만, 손님접대용으로 준비해 놓은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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