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를 끝내고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공항에는 국내외 여행객들로 넘쳐났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움직일 때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우리가족은 시댁과 친정을 다녀오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이제 곧 36개월이 되는 우리 통통이는 작년과 다른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2일부터 시댁에서 이틀을 머무르고 추석당일 4일부터 똑같이 이틀 밤을 자고 돌아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음식준비를 하다가 우는 통통이를 달래러 가기도 하고 했었는데 올해는 엄마 요리한다고 바쁘니깐 혼자 놀고 있어!”라고 얘기해줬더니 할머니 매니큐어를 꺼내 들고 인형놀이도 했다가 줄줄이 줄을 세워가며 네모도 만들어 주고 블록놀이도 하면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우리 통통이의 선전으로 전은 오후 1시쯤 모두 완성!

  명절 전날도 근무하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아빠와 함께 걸어서 15분 거리를 걸어 할아버지께 전을 전해주고 왔다. 혼자 놀기가 많이 지루했었는지 졸려 눈꺼풀이 내려오는 게 보이는 되도 아빠를 따라 나가겠다고 하더니 결국 할아버지께 전을 전해드리고 돌아오는 길 아빠 등에서 잠이 들었다. 많이 피곤했었는지 오랜만에 낮잠을 두 시간이나 잤다.

  푹 자고 일어나더니 기분이 좋은지 저녁도 맛있게 먹은 통통이는 할머니, 엄마, 아빠와 함께 인근 초등학교로 운동을 갔다. 어린이집에서 운동회를 하고 난 이후로는 어디서든지 달리기 하기를 참 좋아한다. 이 날도 운동장에서도 나 잡아봐라~!” 하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잡고 잡히기를 수십 번 하고 시소도 타 보았다. 통통이는 엄마와 함께 타고 아빠는 혼자서 탔는데 아빠가 바닥을 힘껏 차고 점프해서 내려 올 때면 시소에서 엉덩이가 덜썩덜썩 하였다. 솔직히 엄마는 무서워 비명이 나오는데 통통는 더 세게~!”를 외치며 얼마나 신나하던지...^^

  그리고 다음은 모래놀이~! 할머니와 함께 맨발로 모래위에서 두꺼비집 만들기를 하고 놀았다. 할머니께서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새집다오!” 노래를 부르니 통통이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그러다가 할머니께서 두껍이 집을 만들면 다시 그 구멍에 모래 채워넣기를 하면서 무너뜨리고 다시 노래 부르기를 반복하였다.

  저녁을 먹고 어두워져서 어머님 운동하러 가시는 길에 따라 나서다보니 어느 듯 시간이 밤 9시를 넘어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졸려하면서도 집에 가지 않을려는 통통이는 결국 엄마한테 체포되어 어부바 하고 집으로 갔다. 너무 신나게 놀던 우리 통통이는 태어나 처음으로 코피를 흘렸다.^^;

 

추석 당일.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꼭 과자가 한접시 올라간다. 한과가 없을 때는 이렇게 시중에 파는 과자를 올린다. 우리 통통이는 지난해부터 이렇게 과자가 올라가면 먼저 차례상 옆에가서 앉아 기다린다. 그러다가 슬쩍 하나씩 집어 먹곤 하는데 할아버지께서도 통통이가 먹는 건 조상들도 나무라지 않으실 거라고 하시며 더 먹으라고 권해주기까지 하신다. 집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과자를 본적이 없다가 과자가 한 접시나 쌓여있으니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신나한다. 지난 설날에는 옷도 갈아입지 않겠다고 땡깡부리더니 올해에는 엄마가 만들어 준 한복을 입고(비록 과자는 먼저 집어 먹었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절도 하였다.^^

24개월과 36개월은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었다. 낯가림이 심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곁을 내어주지 않아 많이 섭섭하게 해드렸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비록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이긴 했지만...^^)할머니 할아버지께 뽀뽀도 해드리고 안겨들기도 하고 인사도 예쁘게 잘 하여서 큰 효도를 한 것 같다.

 

할머니께서 용돈을 주시면서 통통이 이걸로 뭘 할거야?”하고 물으셨더니 언니 오빠랑 나눠 가질거에요.” 하는 우리 통통이..^^; 다음번에는 용돈으로 뭘 할거야?”하고 물어시면 엄마 드릴거에요!”라고 대답하자~!!^^

추석이나 설 전날이면 어린이집에서는 항상 전통에 관련된 수업을 한다. 하루는 요리 하루는 예절교육 등 보통 이틀은 명절과 관련 된 교육활동을 하는 것 같다.

예절교육이 있는 날은 꼭 한복이 필요한 날!

그 전날 워킹맘 엄마가 아이 한복을 챙겨주지 않아 출근길 차를 돌려 어린이집에 한복을 들고 갔더니 아이가 주저앉아 한복이 없어 울고 있었다는 포스팅을 보았다. 나 역시 우리 통통이가 혼자 한복 없이 갔다가 울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말 밤을 새어 한복을 완성하여 어린이집에 들려 보냈다.

학교 다닐 때 공부 하느라 밤 새어 본 적도 없었는데...아이 키우며 옷 만드느라 밤새는 경우는 벌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만들어야지...생각은 하는게 그게 매번 닥치지 않으면 쉽게 되지 않는다.^^; 이번이 3번째 한복이다 보니 아니나 다를까 원장님께서 어머니 한복 만드셨어요?”하고 여쭤보신다. 매번 몸에 맞는 한복입는 우리 아이는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갑자기 언제까지 한복을 만들어야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워 시작했던 일이 어느 순간 숙제가 된 기분이랄까?

우리 통통이는 제기차기 놀이를 할 때는 치마를 살포시 잡고 차기도 하고 오늘 너무 즐겁게 활동 잘했다고 하셨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껏 만들어 놓은 한복을 불편한지 입지 않겠다고 하더니 올해는 공주에 빠져서 드레스 같은 한복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이번 달 1016일이면 36개월이 되는 통통이는 올해 초 땡깡으로 엄마 아빠를 많이 힘들게 하더니 요즘은 엄마, 아빠가 통통이 때문에 화가 났어!” 그러면 조용히 생각해 보다가 죄송해요.”하고 먼저 사과도 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다.^^ 죄송해요.” 한마디에 엄마, 아빠의 마음이 풀어지는 걸 알아 버린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점점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부쩍 잠이 없어져서 침대에 누우면 항상 자기 싫은데...”를 연발하면서 아빠 등에 어부바하고 산책 나가서 잠들기를 좋아하고 누워서는 엄마랑 이마 맞대고 얼굴 부비부비 하는 걸 좋아하는 우리 통통이가 죄송해요.”할 때면 맘이 약해 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

친정엄마에게 통통이 한복 만든다고 밤을 새었다고 얘기했더니 몸상하게 왜 그렇게 만드냐고 또 혼이 났다. 첫 손주라 우리 통통이를 아주 이뻐하시지만 엄마에겐 또 딸인 내가 우선인가 보다. 이런 엄마의 마음을 볼 때면 며느리는 안중에도 없고 아들걱정을 대 놓고 하시는 시어머니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추석명절 동안 고부 갈등으로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우리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 본다면 이해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본다. 대한민국 며느리들 추석동안 파이팅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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